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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오늘 있다가 내일 가는 것이 인생이다
[독자기고] 오늘 있다가 내일 가는 것이 인생이다
  • 박철신
  • 승인 2012.08.23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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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의 맛’을 보면 돈 때문에 인간은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불타는 집안에서 돈만 세고 있는 꼴이 우리의 모습이고,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배금주의 현실과 돈의 노예가 되어 버린 우리들. 백 년 동안 욕심 부려봤자 곧 사라져버리는 풀잎의 이슬인 것을, 인간성을 파멸시키는 돈 때문에 정말 인간들은 모욕스럽다.

실제 100만원 벌금형을 받았는데 벌금을 내지 못하면 5만원당 하루씩 구속기간이 계산되어 총 20일간 감옥생활을 해야 된다고 하니... 면죄부인 돈이 좋긴 좋다.

이생에서 가난한 것은 전생에 복을 짓지 못해서이니 청빈하다고 으스댈 것도 없다. 또한 현재 부자라고 해서 자랑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전생에 지은 복을 다 누리고 나면, 저축된 돈을 다 쓴 것이니 다음 생에선 다시 제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복을 계속 받고 싶거든 계속 복을 지어야 한다.

삼라만상이 그대로 진리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데 인간들은 도깨비불에 정신을 빼앗겨서 내 눈이 헛것을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 세상이 진짜라고 착각하며 헤매고 있으니 귀신버릇이 꽉 차있는 여우굴에서 어서 빠져나와야 한다.

인간의 언어와 문자로는 진리를 100%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으니, 성현의 가르침 또한 그저 방편일 뿐이다. 따라서 깨닫고 나면 문자와 언어도 버려야 하는 법. 진리를 알고 난 후에도 말과 글에 집착한다면 그 역시 뗏목을 짊어지고 뭍과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을 봐선 안되는 것처럼, 거울을 보려고 거울을 비춰보는 것이 아니라 내 모습을 보려고 거울을 보는 것처럼, 수행이란 자기 집에서 집주인을 찾는 격으로 내 마음속의 진정한 내 영혼, ‘참나’를 찾는 것이다.

인간의 100년 이래봤자 36500날. ‘백년탐물 일조진’(백 년 동안 욕심 내봤자 하루 아침의 티끌)이다. 그러니, 인간 몸 받았을 때 참선 수행하여 그 동안 교육받고 세뇌되어 왔던 왜곡된 관념들과 ego까지도 훌훌 던져 버리고 내가 태어났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로 되돌아가 보시지 않겠는가? 이것이 화두참구의 시작과 끝이다. 그리하면 저절로 욕심낼 일, 화낼 일이 없어진다.

죽고, 나고, 있고, 없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저 밤과 낮과 같은 주기(Cycle)일 뿐 결국 똑같은 한 가지를 두고 인간들이 세분해서 붙여놓은 이름들 일뿐이다.

화두를 드는 것은 일체관념을 다 버리기 위해서이다. 화두를 타파하면 이 세상 속의 일들이 꿈 속의 꿈임을 알게 되고, 생과 사가 똑같은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독자 여러분께 ‘부모님에게서 내가 태어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이던가?’ 라는 화두를 드리고 싶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화두를 들고 참선을 해보면 그 동안 진리라고 생각해왔던 거짓 관념들이 녹아내리고 ‘참나’가 나타난다. 화두를 말로 설명하면 사구(死句)가 되는 것이니 화두 그대로 그냥 통찰해야 한다.

전생에 지은 선과 악의 과보(업)에 따라 부모의 유전자와 환경을 배정받아 내 몸이 나온 것이니 나의 주인은 나일 뿐이다. 부모는 그저 자식과 인연만 지었을 뿐 부모와 자식이 나를 대신할 수 없다. 남의 탓, 부모 탓, 환경 탓, 시대 탓하지 마라.

누가 왔고, 누가 가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니 내 몸을 끌고 다니는 그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 ‘참나’를 알아야 하고 만나야 한다.

어리석은 자는 진리를 보고 들으려 하지 않으며, 진리를 접해도 그것이 진리인지 알지 못하며, 또 진리를 알아도 그에 따르는 삶을 살지 않는다. 하지만 마치 이성에게 첫눈에 반할 때, 직감적인 호르몬과 신경의 작용이 1초 안에 일어나는 것처럼 마음 한 번 크게 돌이키면 단박에 깨칠 수 있고 생사를 초월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오늘 있다가 내일 가는 것이 인생이다.

ㅅㅅ 21c부여신문

박 철 신
종양내과 의학박사
부여현대내과 원장
21세기부여신문 독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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