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와 6·25의 폐허를 딛고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도약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은 바로 교육에 있었으며 그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현장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고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 교권은 단순한 교사의 권리나 권위가 아니라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칠 권리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학교가 무너진다. 학교가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지고 교육이 이 나라의 미래요, 희망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교권이 무너진다는 것은 바로 이 나라에 더 이상의 미래와 희망이 없다는 말이다. 모든 분이 함께 교권을 지켜주셔야 한다.” 충남 교육계의 변화의 새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도내에서 최고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가진 충남교총 회장에 65년 사상 최초로 총장이나 교장이 아닌 교사(수석교사)가 취임한 것이다. 신임 충남교총회장으로 취임한 황환택 회장은 우리 지역의 명문 백제중학교 수석교사로 충남교총 회장 선거에서 단일 후보로 출마하여 회장에 당선되어 취임을 하게 된 것이다. 취임 100일을 맞아 황환택 회장과 교육계 전반의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편집자 주> |
교권보호, 교원 잡무경감, 회원 복지향상들에 대한 의지 밝혀
▶ 우선 충남교총이라는 큰 단체의 회장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 특히 금번 선거에서 충남교총 창립 65년 만에 교사 회장이 탄생되었는데 그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 충남교총은 금년으로 창립 65주년을 맞는다. 충남교총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수 등으로 조직되어 있다. 그 동안 역대 회장을 대학 총장이나 교장선생님들이 맡아 왔다. 그러나 이제 교사 회장이 탄생함으로써 회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초·중등 교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현장성을 살릴 수 있게 되었다. 학생, 교사,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여 공교육을 살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 교총에 대하여 궁금한 점이 많다. 교총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어떤 단체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 교총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24개 파워 그룹 중 신뢰도 11위, 영향력 12위의 단체로 모두 20여만 명의 회원들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최고의 교원단체이다. 바로 이런 영향력 있는 단체에 우리 지역 출신이 회장단에 당선된 것은 선출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교총은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교직의 전문성을 확립함으로써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현재 유치원 교사부터 대학 교수까지 모두 20여만 명의 회원들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높았다. 이는 교총의 합리적인 활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앞으로도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고 대안을 중심으로 활동의 전개하라는 것으로 본다.

▶ 금번 회장에 당선되기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
▷ 교총 관련 활동으로는 한국교총발전연구위원회 회장, 한국교총 대의원, 한국교총 교권위원, EBS대선자문위원, 충남교총교사회장, 충남교총대변인, 충남교총 분회장 및 교사연수 강사, 전국 시·군·구 회장단 연수 강사, 한국교총혁신특위위원, 교직윤리헌장제정위원, 한국교총부회장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권보호와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 현장교사로서 회장이 되어 활동을 한지 벌써 백일이 되었다. 취임 후 그 동안 소감은?
▷ 우리나라의 희망은 교육이다. 교육의 중심과 희망은 교사다. 교사들의 뜨거운 열정을 하나로 결집시켜 아무 걱정없이 교사들이 자신의 본분을 다 할 수 있어야 나라가 발전한다. 그러나 요즘 우리 교사들은 혼란과 자괴감을 느끼며 흔들리고 있다. 현장의 교사들은 날마다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교권이 흔들리고 있으며 교권수호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가 많았다. 더 이상 교사와 교육이 외부의 힘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우리 교총이 교사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 오는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교총의 입장은 무엇인지?
▷ 앞에서도 말했지만 교육은 나라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교육에 대한 어떤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여 현행법을 어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면서 대선 후보들을 전국교육자대회 등에 초청하여 검증한 후 회원들의 후보 선호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교총의 입장을 밝힐 것이다. 이제 대통령도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국의 모든 교원이 대통령 후보들의 교육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지켜볼 것이다.
▶ 취임사에서 교원의 잡무경감에 대하여 강한 의지를 밝혔다. 잡무가 얼마나 많으며 경감을 위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 1년에 학교에 오는 공문이 10,000건이 넘는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문이 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아침에 보내고 오전 중으로 답을 해야 하는 공문도 있다. 교사들이 수업을 하면서 업무를 처리하는지 업무처리를 하다가 수업을 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충남교총에서는 초·중·고 교사, 교감, 교장으로 구성된 ‘교원잡무경감특별위원회’를 통해 교원 잡무경감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2학기에 교섭을 통해 교원 업무경감을 이룰 것이다.
▶ 최근 우리 사회의 현안으로 등장한 학교폭력이 심각하다. 이에 대한 교총의 입장은 무엇인가?
▷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현안으로 등장한 학교폭력에 대하여 교사의 한 사람으로 학부모와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은 학교 안에서 교사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교과부나 경찰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 교사들이 학교폭력 예방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충남교총이 앞장서겠다. 아울러 지역주민 여러분도 관심으로 가지고 도와주어야 한다.
▶ 회장으로 취임 이후 충남교총에서는 교사들의 복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원을 위한 복지 방안은?
▷ 회장에 취임하고 나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교권 보호와 회원들이 복지향상에 있다. 충남 관내에 있는 대형병원, 장례식장, 치과, 건강검진센터 등과 협약을 통해 할인혜택을 회원들에게 주고 있다. 또한 우리지역 프로구단인 대전 시티즌과 50%, 한화 구단과는 30% 할인 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성 회원들을 위한 특화된 복지서비스를 많이 체결하고 있다.
▶ 교장공모제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 교총의 견해는?
▷ 교직의 출발은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자격증을 가진 교사들이 수십 년 동안 경험을 쌓고 노력하여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어 학교를 경영하게 된다. 교장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된다. 교장공모제는 가능하면 최소화 되어야 한다.
▶ 교원평가제에 대한 입장은?
▷ 어떤 조직이나 단체든 평가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그 절차나 과정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은 교육만의 특수성이 있다. 교육의 성과나 결과는 10년, 20년 후에 나온다. 그것을 일년 단위로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많다. 교육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거나 경기처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 앞으로 교원단체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은 무엇인가?
▷ 교사의 본질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데 있다. 이제 그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가가 되어야 하고, 돈을 벌려면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좋은 교육을 해야 한다. 물론 교사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교사가 먹고 사는 것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이제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스승의 일을 해야 한다. 그 길만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교육을 바로 세우며 교권을 스스로 찾는 일이라 생각한다. 교직 단체의 방향도 이제는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바로 교총의 지향점인 좋은 선생님이 되어 좋은 교육을 하는 것이다. 사실 좋은 선생님의 정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좋은 선생님이란 무엇보다 성심을 다해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또한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들의 인성지도를 하는 선생님이며 학생들을 대할 때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그리고 성적 조작이나 금품수수 등의 도덕적인 문제에 자유로운 선생님을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지역 언론을 통해 한마디 한다면?
▷ 누가 뭐라고 해도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다. 그리고 그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들이 있다. 교육의 중심이 되는 교사들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교사의 본질인 가르치는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사들을 흔들지 말고 믿고 맡겨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물론 교사도 인간이기에 잘못하는 일도 있고 실수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학부모와 사회가 교사를 믿어주고 존경해야 한다. 믿지 못하고 존경하지 않으면서 소중한 내 아이를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교사들도 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은 ‘봉숭아꽃과 오얏꽃이 말하지 않아도 꽃의 아름다움에 끌려 그 아래에는 길이 생긴다.’ 는 뜻을 가진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라는 말이다. 진실한 마음과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의 일에 매진한다면 나무 아래 길이 생긴다는 것을 믿는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냐(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는 공자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나는 오직 나의 길을 충실하게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