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 Kyoung Hee 민경희 - 無爲적 情景
Min, Kyoung Hee 민경희 - 無爲적 情景
  • 21c부여신문
  • 승인 2012.08.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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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A ART CENTER 인사아트센터 5F
2012. 9. 5WED - 9. 11TUE Opening. 9. 5WED pm6:00


부여출신으로 부여의 토종 꽃들로 부여인의 혼을 묘사하면서 한국 화단에서 여성 중견작가로 맹활약하고 있는 초향 민경희 작가가 그 동안 긴 시간을 두고 준비해 온 마지막 박사학위 청구전을 갖는다.

민 작가는 민들레를 소재로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해오며 주목을 받아왔고, 꾸준히 개인전을 비롯해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왕성환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고향 부여 초촌면 신암리와 서울을 오가며 창작활동에 전념했고, 틈나는대로 군민회 활동에도 열정을 갖고 참여해온 여성 향우로, 본지를 통해 아주 낯익은 얼굴이자 그 이름 또한 익숙해져 있는 작가이다.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색채로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마음을 꼭 닮은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흰눈이 소복히 쌓인 신암리 아뜰리에 전경에서 볼 수 있듯이 하얀 겨울 민 작가와 함께 고향의 정취를 느끼는 아뜰리에에서 어릴 적 뛰놀던 동구 밖 과수원 길을 걸으며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여행을 떠나보자.


이번 박사 청구전 전시에 즈음하여
ㅇㅇ 21c부여신문
초촌면 신암리 초향 민경희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다양함 속에서 나만의 고유한 정감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리의 꽃 중 하나인 토종 민들레에 대한 회화적 관심으로 접근하게 하였다. 회화적 조형으로 보았을 때 민들레는 꽃이 피었을 때보다 꽃이 지고 난 후의 씨앗을 달은 갓털로 변했을 때 훨씬 아름답다.

이 모습은 한편 화려한 꽃을 피운 이유이기도 하여 마치 우리 인생의 젊음 뒤에 오는 완숙한 인간의 모습으로 병치되어 본인의 회화적 발상에 무한한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 무위적 자연의 순리를 민들레를 그리며 인간의 삶의 깊은 곳의 아련함으로 등 기대어 박사학위 청구전에 심혈을 모두 쏟아 마음의 따뜻한 고동의 숨소리로 관람자에게 전하고 싶다. 또한 나는 백제의 얼을 받은 부여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다. 마지막 박사학위 청구전에 많은 부여인에게 따스함을 전하고져 한다.

그리고 부여에 지어진 민경희 아뜰리에도 자주 왕림하셔 작품 활동 현장도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부여군 초촌면 신암리에 위치한 아뜰리에 전경. 21c부여신문

민 경 희
분야 : 한국화
아호 : 초향
민경희 아뜰리에 : 충남 부여군 초촌면 신암리 517번지
현주소 :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258-4번지
이메일 : minkyounghee@hanmail.net

작가경력
단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졸업
홍익대학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졸업
단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과 박사과정재학
개인전12회 초대전3회
단체전 100회 이상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홍미회, 현대여성작가회, 한국보훈문화예술협회회원 등
홍익대학교 총동문회원, 신세계 이마트 문화센타 강사, 강동구청직원강사, 중원대학교 강사

초향 민경희 작가의 작품들. 21c부여신문


(평론) 민경희-평범함속의 비범한 表象
장정란(미술사·문학박사)

민경희는 민들레를 소재로 다년간 작품제작을 하여 왔다. 하나의 소재만으로 변화있는 화면구성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들레의 상징성과 형태에 대한 치밀한 천착으로 다양한 민들레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소재가 단순한 만큼 그림의 형식은 다양하다.

우선 〈홀씨 퍼트리기> 형식의 작품들을 보면 갓털 끝에 매달린 씨앗들을 그리거나 공중으로 퍼져나가는 홀씨들을 그린 그림들이다. 홀씨가 등장하는 방식은 같으나 각기 다른 다양한 바탕색으로 각자의 그림들을 차별화 하고 있다.

두 번째 형식은 <세상과 만나다〉인데 세상을 만나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어낸 형상을 그린 작품들이다. 민들레의 행보는 老子가 가장 이상적인 삶의 방식으로 제기했던 無爲적 태도를 연상시킨다. 노자는 자연은 우주만물을 키우고 길러내는데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며 그러나 키워낸 생명체를 소유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민들레는 아무 곳에서나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본성을 지키며 꽃을 키워낸다. 세상과 만나는 것은 無爲적 결과로 이루어지지만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드러낸다.

세 번째 형식은 〈시련을 견디다〉라는 테마이다. 민들레는 꽃을 피기 위해 수많은 시련을 겪는다. 세찬 바람에 뿌리가 뽑힐 수 있고 홍수에 떠내려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늘 그 자리에서 모진 풍파를 견디며 끈질긴 생명력을 뿜어낸다. 이 형식의 그림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민들레가 등장한다. 만개한 후 바람에 의해 꽃잎이 떨어지거나 몸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바탕색은 회색이 많이 채용되는데 척박한 환경을 의미할 것이다.

네 번째 형식은 〈씨를 남기고 죽다>이다. 죽음이라는 모든 생명체가 마주하는 의식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민들레는 씨앗을 남기고 꽃과 잎은 사라진다.

다섯 번째 형식은 <다시 잎이 나오다>라는 제목이 있는 그림들이다. 자연의 순응과 섭리를 차분히 그려낸 작품들이다. 희미하게 보여지는 바탕색의 글자들은 수많은 꽃들이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꽃들로 피어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의 기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안개처럼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고 새로운 민들레의 잎들이 자라고 있다.

민경희는 민들레의 표상을 통하여 감상자들에게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비범한 일상을 확인하게 하려는 것 같다. 훌륭한 것은 특별한 것이나 빼어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스스로 그 존재성을 잃지 않고 홀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작고 평범한 것들에 있다는 작가의 발언이다. 그러므로 한편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물 속에서도 그 의미와 미학을 찾아낼 수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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