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21:55 (수)
[교육단상] 수업혁신
[교육단상] 수업혁신
  • 최규학
  • 승인 2015.04.07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업은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행위이다. 수업혁신이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수업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객관주의 철학의 입장에서는 수업이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행위를 말했는데 요즈음 구성주의 교육이론의 입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이 배우도록 도와주는 행위를 말한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중국 속담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한 끼의 식량이 되나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의 식량이 된다” 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을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도록 도와주면’으로 바꾸는 것이 수업혁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수업혁신의 이론적 기초는 러시아의 교육학자이자 교육심리학자인 비코츠키(Vygotsky, 1896-1934)의 사회적 구성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스위스의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이며 발달심리학자인 피아제(Piaget, 1896-1980)의 인지적 구성주의에 대비되는 진보적 교육이론이다.

같은 년도에 태어난 피아제가 85세까지 장수한 반면 비코츠키는 38세에 폐결핵으로 사망한 비운의 천재이다. 그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와 같이 교육의 사회 문화적 요인을 중시했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인간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지식을 구성하는 능동적 존재다.
2.인지발달은 사회적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3.언어가 인지 발달을 주도한다.
4.학습이 발달을 주도한다. 이는 피아제가 학습은 인지발달 단계를 넘어서서 일어날 수 없다고 본 점과 다른 진보적 관점이고 오늘날 교육의 중심 관점이다. 참고로 피아제는 인지 발달 단계를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로 분류했다. 이들 단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학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5.성인은 아동의 인지발달에 발판 역할을 한다.
6.근접발달영역(ZPD : Zone of proximal development)이 존재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하는 핵심 관점이다.
7.놀이를 통해 규칙의 학습과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 이 점은 오늘 날 중시하는 놀이 학습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근거에 따른 수업방법으로는 문제해결학습(PBL), 인지적도제 교수법 등이 있는데 학생이 수업의 중심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지적 도제 교수법은 다음과 같은 7단계로 이루어진다.

①교사가 시범을 보이는 모델링(modelling)
②교사가 안내하는 코칭(coaching)
③학생 수준에 맞춰 학습 자료를 제공하는 비계(scaffolding)
④학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도움을 감소시키는 소거(fading)
⑤학습자가 시범을 보이는 명료화(articulating)
⑥학습한 내용을 검토 해보는 반성적 사고(reflection)
⑦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는 탐구(exploration)

현재 우리나라에서 도입되고 있는 수업혁신은 일본 도쿄대 교수 사토 마나부의 ‘배움의 공동체’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수업혁신과 관련하여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등 여러 종류의 책을 집필하고 공동체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갈수록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는 경쟁교육으로부터 공생교육으로,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학교 만들기, 공부로부터 배움으로, 프로그램으로부터 프로젝트로, 협동적인 배움의 실현, 반성적 실천가로서의 교사, 개인주의를 탈피한 동료성(collegiality)의 구축 등을 지향한다. 또한 교사가 교실과 수업을 사사화(私事化)하는 것을 금지하는 공공성의 원리, 학생 한명 한명에게 배울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성의 원리, 최선으로써 최고를 만드는 탁월성의 원리를 중시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이론들을 바탕으로 수업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중심 수업에서 학생중심 수업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무 대화, 무 만남, 독학으로 지식의 획득을 중시하는 공부가 아니라 만남, 협동, 표현, 공유를 통한 배움을 중시한다. 성적이 아니라 성장, 한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배움을 중시하고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중심 수업모형의 적용이 요구된다.

둘째, 지식중심 수업에서 역량중심 수업으로의 변화를 지향한다. 1997년부터 OECD에서 추진하는 DeSeCo 프로젝트에서는 핵심역량을 지적도구 활용, 사회적 상호작용, 자율적 행동 등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2013년 개인적역량, 사회적역량, 지적역량 등을 제시하였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학교교육에서 배운 지식은 잊혀져도 창의성, 인성, 문제해결력 등 역량은 남는다”는 말과도 관련되며 성취평가제의 핵심 성취기준도 이와 연관된다.

셋째, 재미없는 수업에서 재미있는 수업으로의 전환이다. 이에는 스토리텔링 기법 등이 적용될 수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미래인재 조건의 하나로 스토리를 들었으며, 스토리텔링의 대가 로버트 맥기교수는 스토리텔링의 3요소로 관심 끌기(hook), 관심유지(hold), 관심 해소(pay off)를 들었다.

넷째, 철학이 없는 수업에서 철학이 있는 수업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수업브랜드 갖기 운동과도 관련된다.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나의수업은 어떤 철학이 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수업철학을 세우고 수업을 한다면 영혼이 있는 수업이 가능할 것이다.

0 21c부여신문

최 규 학
부여고등학교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